최근 언론이나 인터넷에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지금까지 언론사나 기자를 상대로 반론보도를 청구하고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를 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TV방송국에 허위제보를 하고 인터뷰를 한 사람도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지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방송사에서 ‘재벌인 000씨가 그린벨트 내에 불법으로 호화별장을 증축하였다. 게다가 농장을 거쳐서 밭으로 가야만 하는 마을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어 마을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하면서 제보자가 운전하는 트럭이 철문을 통과하려고 하는데 별장 관리인이 문을 못 열어주겠다고 거절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별장에서 사유지 보호를 내세워  마을주민들이 농지에 출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그 외 익명의 마을주민과의 인터뷰와 공중 촬영한 별장과 내부 수영장, 골프 연습 장면, 담당공무원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별장이 불법 증축되었을 것이라는 암시를 하고, 마을공동의 저수지, 산책로의 출입을 막는 철조망과 문을 비춰주면서 ‘별장이 사유지 보호만을 내세워 마을 주민의 공공재산의 사용을 방해하고 있고, 사유 재산을 보호해야한다는 재벌의 주장. 국민의 재산인 저수지와 등산로의 폐쇄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제보자는 자신의 농지가 맹지인 것을 알면서도 매수하였던 사람이고 별장을 통해 들어가야 하는 농지 주인은 제보자와 제보자가 매수한 땅의 전소유자밖에 없었습니다. 별장에서는 법에서 인정되는 통행권을 모두 인정하고 그 이외의 필요한 협조도 다 해주었지만 그 이상의 넓은 도로를 요구하는 것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론사에 허위 사실을 제보한 것은 공익적 목적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실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제보를 하였으므로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언론사나 기자가 기사를 게재할 경우에 일방적인 제보자의 말만을 믿고 보도하여서는 아니되고 공인이 아닌 이상 대상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익명으로 보도해야 합니다. 이름을 거명하지 않더라도 무슨 동에 있는 모유치원의 김모 원장이라는 식으로 표시하는 것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제보자의 말만 듣고 ‘...라고 하더라’는 식의 보도를 해서도 아니 되고 반론에 대하여 가능한 확인절차를 모두 취하여 사실을 확인하여야 됩니다. 언론사라고 해서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편파적인 기사를 쓸 특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허위 제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언론사에서 사실 확인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언론사에서 책임을 져야하지만, 그러한 단초를 제공한 허위 제보자도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앞서 본 사건에서 법원은 허위 제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즉, 언론사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적극적으로 제보하고 인터뷰한 사람도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