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를 40번 한 사람

최근 뉴스에 50억원 상당의 생수공장을 빼앗긴 50대 사업가가 무려 39번이나 고소를 했지만 억울함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가 40번째 고소에서 검사의 적극적인 수사로 8년만에 공장을 되찾게 됐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생수공장을 건설하던 중 자금압박이 심해져 자금이 바닥나게 된 고소인이 회사를 포기하게 된 상황에서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건설회사를 소개받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건설회사에서는 공사를 하더라도 공사대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이럴 경우에 ‘공사대금 미지급시 생수회사를 양도한다’는 ‘제소전 화해’를 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고소인은 공사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사를 마치기 위하여 이러한 제의를 받아들였고 공사를 마친 건설회사에서는 실제 공사대금을 부풀려 청구한 뒤 공사대금이 미지급됐다는 이유로 생수공장을 넘겨받아 이를 실제 사주에게 이전해 버렸다고 합니다.

 고소인은 8년간 수사기관이라는 수사기관은 다 찾아다니며 무려 39차례나 고소장을 냈으나 번번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동안 공장을 함께 설립했던 직원이 사망하기도 하고 친구는 뇌경색으로 쓰러졌으며, 자신도 괴로움에 못 이겨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왜 이러한 억울한 경우가 생겼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인이 성급하게 제소전 화해를 통해서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공장 전체에 대한 권리를 이전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권리관계에 대한 약속이 들어있는 문서를 처분문서라고 합니다. 특히 판사 앞에서 하는 제소전 화해는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분쟁이 생겼을 경우에 이를 다시 취소하거나 다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 공장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고 이를 나중에 철회하거나 취소하기가 어렵습니다. 공사대금의 경우에는 대물로 지급하는 물건의 가액이 원금, 이자를 초과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하는 민법 규정이 없습니다.

 제가 상담한 사례 중에는 상대방이 우선 토지에 대한 이전등기를 해 주면 이를 개발한 후 잔금을 마련하여 주겠다는 말을 믿고 이전등기 서류, 잔금영수증을 모두 작성 교부해 주고, 앞으로 이전등기에 관하여 일체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확인서, 각서를 작성해 주었지만 상대방이 토지 개발은 하지도 않고 잔금도 주지 않는 경우에 약속불이행을 이유로 이전등기한 토지를 찾아올 수 있을까요? 이러한 경우 각서나 확인서의 내용에 ‘나중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위 약속은 무효’라는 내용을 반드시 기재해 넣으세요.

 생수공장에 관한 기사에 의하면 관련사건의 위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가 들어난 상대방이 스스로 재산을 내놓고 돌려주었기 때문에 합의가 되었다고 합니다.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진실규명의 노력의 결과 합의각서에 없는 조건을 밝혀내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각서나 합의서, 제소전 화해를 경솔하게 또는 무책임하게 작성해 놓고 억울하다고 하면서 몇 년씩 수사기관을 찾아다니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