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축의금의 누구 소유
이재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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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08

결혼 축의금은 누구의 소유인가? 아버지와 의사 아들 사이에 축의금 문제로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일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 온 아들이 아버지가 가정을 소홀히 해 어머니와 헤어지는 등,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결혼식 축의금도 적게 걷혔다며 축의금 장부를 들이밀자 격분한 아버지가 아들을 때렸고 아들도 아버지에게 주먹을 날렸습니다. 아들인 한 말은 정말 코메디를 방불케 합니다. “축의금 그대로 드리려고 명단 들고 가서 확인하는데... 저도 맞으니까 화가 너무 나잖아요. 때리게 됐는데 아버지가 코피 나셨죠” 아버지를 코피 나시게 한 아들은 축의금을 아버지에게 드리려고 하였다고 합니다.

과연 축의금은 누구의 소유일까요? 일등 신랑감과 결혼하려면 열쇠를 3개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세법의 시각에서는 모두 증여세 과세대상입니다. 혼수용품 중 비과세대상이 되는 것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이지 주택이나 차량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혼축의금은 신랑이나 신부 친구들이 주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자금출처로도 쓸 수 있습니다. 세법은 ‘원칙적으로’ 미풍양속을 고려해 통상 필요한 생활비, 교육비, 학자금, 장학금, 축의금 및 부의금, 가사용 혼수용품,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지출한 비용 등은 증여세를 물리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축의금 등을 부동산 구입자금 등의 출처로 소명하려면 청첩장, 축하객 서명기록부 등 그 돈이 정말 결혼축의금이 맞는지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축의금이 결혼당사자와의 친분관계가 아니라 혼주인 부모의 친분관계로 받은 것이라면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받아야 할 축의금을 자녀가 받아 부동산을 취득하는 데 썼다면 부모에게서 부동산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전 전두환 대통령의 아들이 외할아버지 이규동으로부터 액면가 167억여원(시가 141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받은 것은 증여재산이라고 하여 8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것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전재용씨는 위 돈은 자신이 결혼식에서 받은 결혼 축의금이 늘어난 것일 뿐이고 아버지가 증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증여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제출한 축의금 명단에는 16명이 약 30억원의 축의금을 낸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축의금을 신랑을 위하여 수억원씩 낼 수 있을까요? 국회의원이나 기업체 회장들이 자식들의 아파트 구입자금 등을 지원하고 이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되자 자식들의 결혼식에서 축의금으로 받은 것을 사용한 것이라고 사용처를 소명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법원은 축의금의 금액, 누구를 위하여 축의금을 냈는지 여부에 대하여 분명한 증거가 없다면 통상 부모를 위한 축의금으로 볼 수 있으므로 증여세 부과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한 것이 여러 건 있습니다.

전 전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재판은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결론을 말하기 어렵지만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이 어떻게 판결했는지를 보게 되면 결론을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님의 코피를 나시도록 한 위 불효자식은 그래도 결혼축의금을 모두 아버지에게 드리려고 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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