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절차에서 웃는 자
이재구변호사
5,372
10.02.08

 

경매절차에서 웃는 사람




 전에는 경매절차에 참여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은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망한 사람들의 집을 경매로 취득한 후 그 집에 들어가 살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남이 망하는 것을 기뻐할 사람들은 없겠죠?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봐준다는 뜻이고, 막상 남이 사업이 망하여 가족들이 거리로 나안게 되는 경우에는 불쌍하게 생각하고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인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경매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이 매각되는 경우에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사업이 망할 뿐이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몇 번이나 사업에 실패하였으면서도 남의 이름으로 다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신용불량자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부동산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그냥 경매가 진행되도록 놔둡니다. 그리고 제3자를 내세워 부동산을 낙찰받아서 사실상의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권리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그 중 많이 이용되는 것이 유치권 신고입니다. 부동산의 가격이 10억원이라면 유치권 신고는 12억을 해 놓는 것입니다. 유치권이라는 것은 건물공사를 한 사람이 공사비를 받기 전에는 건물을 내줄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러면  설사 법적으로 유치권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경매 후 소송을 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이 귀찮아서 입찰을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매절차에서는 정직하게 사업을 하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모든 재산을 잃어버린 사람은 없고, 법의 틈을 이용하여 복잡한 권리관계나 채권자들을 떨어내려는 채무자들의 농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경매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도 재테크로 인한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경매를 생각하고 있고 채무자들도 경매를 이용하여 재산을 도피하거나 정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등 경매의 복잡한 양상 때문에 경매는 이제 단순히 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빚잔치 절차는 아닙니다. 잘못 경매에 참여할 경우에는 오히려 경매에 참여한 사람들이 채무자들의 농간에 의하여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경매절차에서는 안타깝게 좌절하는 채무자도 있지만 경매절차를 지켜보면서 웃고 있는 채무자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입찰에 참가하기 전에 권리관계를 전문가와 의논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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