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사업주체가 채권자와 통모하여 고의로 주택법에서 정한 부기등기 신청을 지연하면서 그 사이 일반채권자로 하여금 저당권설정 등을 하도록 한 것이 신의칙이나 정의 관념에 어긋나는지 여부
甲은 사업주체인 丙건설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은 자로서 분양대금을 丙회사에게 전액을 납부하는 동시에 甲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丙회사는 乙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위하여 甲이 분양받은 아파트 등을 乙은행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고, 乙은행은 근저당권에 기하여 위 아파트에 관하여 임의경매절차를 진행하여 매각함에 따라 甲은 乙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안에서,
甲에 의하면 丙회사가 乙은행에게 위 아파트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는 ‘사업주체는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일 이후부터 입주예정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날 이후 60일까지의 기간 동안 입주예정자의 동의 없이 저당권 등을 설정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주택법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주장이다.
乙은행에 의하면 丙회사에 대한 대출금채무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근저당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하여 채권을 회수하였을 뿐이고, 甲이 근저당권의 실행 전에 분양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근저당권을 실행한 것이므로, 위 아파트의 소유권을 상실한 데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사업주체가 주택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당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법적 효력까지 부인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같은 법에 따른 부기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한하여, 그 부기등기일 후에 당해 주택을 양수받거나 압류 등을 한 경우의 효력이 무효로 될 뿐이다(대법원 2004. 1. 29. 선고 2003다52210 판결 참조).
위 아파트에 관하여 乙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주택법에 의한 부기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법조항이 강행규정이라는 전제 아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행위가 무효라는 甲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주택법 규정에 위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부기등기 전에 이루어진 이상 이를 무효라 할 수는 없지만, 주택법에 따른 부기등기는 사업주체의 신청이 있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데, 만일 사업주체가 채권자와 통모하여 고의로 부기등기의 신청을 지연하면서 그 사이에 일반채권자로 하여금 저당권설정 등을 하도록 하였다면, 이는 자신의 임무를 부정한 방법으로 위반하여 그로 인한 피해를 입주예정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로서 신의칙이나 정의 관념에 어긋난다 할 것이다.
乙은행이 丙회사로부터 아파트 개발사업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여 진성 분양자가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丙회사에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근저당권을 설정 받은 점, 근저당권설정 당시 乙은행이 丙회사 및 甲과 근저당권을 설정 받더라도 이를 실행하지 않기로 약정한 점, 甲은 근저당권설정 후에도 丙회사에 분양대금을 계속 납부하여 아파트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도, 乙은행은 분양대금을 자신에게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아파트에 관하여 임의경매절차를 진행하여 매각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乙은행은 근저당권의 설정 및 그 실행으로 인하여 甲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창원지법 2012.2.2, 선고, 2010가합6482, 판결 : 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