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운전자가 신호대기상태에서 졸고 있다가 뒤차가 경음을 울리자 당황하여 바로 자동차를 출발하다가, 안전시설물의 설치 없이 개방되어 있는 지하철 건설공사현장내로 진입하여 현장인부를 치여 인명사상자를 내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가해자 측의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을 한 후, 위 교통사고는 지하철건설공사 시공회사가 현장의 입구를 개방하고 차량의 출입을 막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잘못과 운전자의 잘못이 경합하여 발생하였으므로, 시공회사의 과실비율인 50%에 해당하는 부분을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시공회사는 건설공사장 주변에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사고 당시 특별한 안전시설물의 설치 없이 공사현장의 입구를 개방해 놓았으므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지만,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시공회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시공회사의 주의의무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사고당시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농도는 0.14% 달하여 만취의 무면허상태였고,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 졸다가 뒤차의 경음기 소리에 당황하여 출발하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다는 것이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에 이른 점, 위 공사현장의 출입구는 육안 상 쉽게 구별되는 점, 사고는 일출 이후에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만약 입구가 폐쇄되어 있었더라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더욱이 공사현장은 누구나 쉽게 그것이 공사현장인지 알 수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승용차가 직진을 하다가 실수로 중앙선을 넘어 공사현장의 입구로 들어와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까지 시공회사에게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시공회사의 결과발생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물론 시공회사에게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부과한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의 보호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 할 것이다.
시공회사가 공사현장의 입구를 개방하여 둔 잘못과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였다. 따라서, 시공회사의 주의의무위반은 있었지만, 위 사고와 시공회사의 주의의무위반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