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의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맡아 시공한 경우, 위 건설업자 자신이 그 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경우에도 명의대여 금지조항을 위반하는 것인지 여부
전문건설업자인 甲회사의 대표가 건설업 명의 대여료 명목으로 하도급 공사 대금의 18%를 받기로 하고, 무면허 건설업자인 乙회사로하여금 甲회사의 상호를 사용하여 원도급업체가 도급받은 공사 중 구조물 공사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게 한 후, 시공하게 하였다고 하여, 원심에서 甲회사의 대표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한 사안에서,
건설산업기본법에 금지하고 있는 명의대여란, 타인이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여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하면서 건설공사를 시공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목적에 자신의 상호를 사용하도록 승낙 내지 양해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맡아서 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건설업자 자신이 그 건설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그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여 왔다면, 이를 명의 대여로 볼 수는 없다.
건설업자가 건설공사의 시공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는지 여부는, 건설공사의 시공의 경위와 대가의 약속 여부, 시공과 관련된 건설업자와 시공자 간의 약정 내용, 시공 과정에서 건설업자가 관여하였는지 여부, 공사 자금의 조달·관리 및 기성금의 수령 방법 등 드러난 사실 관계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甲회사가 기성금액의 산출 등을 직접 담당하였고, 기성금도 甲회사 현장 대리인의 통장으로 입금되어 甲회사가 노임은 乙회사에게 지급하고, 장비와 자재대금은 甲회사와 乙회사가 각각 납품한 거래처에 지급하였고, 공사현장에는 소장을 비롯하여 4~7인의 甲회사 직원들이 상주하였고, 위 직원들의 급여도 대부분 甲회사가 지급한 사실, 자재나 장비도 乙회사가 요청하면 거래처에 연락하여 구하여 주는 등 시공 자체를 제외한 사실상의 모든 관리 업무를 수행한 사실, 乙회사가 위 공사를 최종 포기한 이후 甲회사가 그 시공을 직접 맡아 진행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위와 같다면, 甲회사는 위 공사의 수급 및 시공의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甲회사나 乙회사의 대표, 기타 관련자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진술하면서 명의 대여 기타 그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 하여 그것만으로 가벼이 명의 대여 사실을 인정하여 유죄 판결한 것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3.5.13, 선고, 2002도742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