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건설하도급공사에 있어서는 공사금액 외에 구체적인 공사시행 방법과 공사비 지급방법 등과 관련된 제반 조건 등 중요한 사항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비로소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甲건설회사가 교량공사를 입찰받기 위하여 하도급업체인 乙회사가 제출한 견적금액이 다른 상대 업체의 견적금액보다 약 40%정도 현저히 적은 금액임에도 甲회사는 견적서만을 받고 그 금액을 토대로 하여 응찰가격을 결정하여 낙찰을 받은 후 乙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자 하였으나, 乙회사는 자기가 처음 제출한 견적서의 금액이 하도급공사를 시행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안에서,
甲회사에 의하면 乙회사의 견적서를 받고 그 금액을 토대로 응찰가격을 결정하여 입찰에 참가하였고, 乙회사가 하도급계약을 위한 견적서의 이행각서 및 하도급보증서를 제출하였으며 乙회사가 甲회사가 요구하는 대로의 계약체결을 거절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공사금액이 수백억에 달하고 공사기간도 14개월이나 되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건설하도급공사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사금액 외에 구체적인 공사시행 방법과 준비, 공사비 지급방법 등과 관련된 제반 조건 등 그 부분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 보이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 합의에 구속되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교섭당사자가 견적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계약체결의 준비·교섭행위 즉 청약의 유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乙회사가 제출한 이행각서 및 하도급보증서는 하도급계약이 성립될 경우 최초 견적서 기재 금액 범위 내에서 공사를 수행 및 그 이행을 담보하려는 목적으로 교부된 것에 불과하므로, 乙회사가 견적서, 이행각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甲회사와 乙회사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甲회사는 乙회사의 견적서만을 받고 그 금액을 토대로 응찰가격을 결정하여 입찰에 참가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甲회사가 乙회사로부터 견적서를 받기 전에 여러 회사에 견적을 물색한 바 있는 대기업체인 甲회사는 乙회사가 제출한 견적서의 금액이 하도급공사를 시행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과소함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터인데 위와 같이 부실하게 작성된 견적서만을 신뢰하여 경솔하게 거액의 입찰에 참가하였으리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乙회사가 처음 제출한 견적서의 금액대로 공사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교섭 초기에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乙회사로서는 협상과정에서 공사금액을 올리거나 더 유리한 다른 조건으로 하도급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므로 이를 들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乙회사가 甲회사에 대하여 하도급계약이 확실하게 성립될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나 확실한 신뢰를 유발·조장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甲회사가 요구하는 대로의 계약체결을 거절한 것이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1.6.15, 선고, 99다4041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