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해밀턴 입장권 가격이 2500만 원
이재구변호사
1,826
18.10.24

보통 서울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의 티켓 가격은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이다. 이것도 비싸서 사기가 꺼려지는데 티켓 한 장에 1,500만 원이나 2,000만 원을 달라고 하면 티켓을 살 사람이 있을까?

 

이것은 실제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해밀턴’의 이야기이다. 이 뮤지컬은 개막 전부터 20만 원짜리 티켓의 암표 가격이 40만 원이었고, 개막 후에는 50만 원까지 올라갔다. 뮤지컬을 작곡하고 스스로 주인공인 해밀턴 역을 맡은 린만우엘 미란다의 마지막 공연의 암표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2만 달러를 넘어 2만2천 달러(2,500만 원)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팔린 티켓의 자리도 1층 맨 뒷자리였다고 한다.

 

2015년 초연 이래 미국 브로드웨이 최고의 화제작이었으며 토니상 역대 최다 노미네이션 기록 보유작이자 퓰리쳐 상을 수상한 이 뮤지컬은 오프 브로드웨이, 정식 공연 내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는 엄청난 작품이다.

 

미국 화폐에 찍힌 인물 중 대통령이 아닌 인물은 100달러 짜리 지폐의 벤저민 프랭클린과 1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알렉산더 해밀턴뿐이다. 해밀턴은 카리브 해 외딴 섬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가난 속에서 고통받다가 어머니까지 여의고, 뉴욕으로 넘어와 혁명에 가담하면서 조지 워싱턴의 오른팔이 되어 미국 최조의 재무장관이라는 자리에까지 올랐으며, 생전 수없이 많은 글을 남기고 오늘날 경제 체계의 근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치적 정적들의 견제와 스캔들로 벼랑 끝에 몰리고 끝내는 49세의 나이로 친구이자 당시 부통령이던 애런 버와의 결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7년간 수년간 여러 번의 대본 리딩과 워크샵을 거친 끝에 2015. 2. 해밀턴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이 뮤지컬은 음악적으로도 현대적인 힙합과 R&B를 비롯한 다양한 형식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풀어냈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실제 인물과 다른 모습의 유색인 배우들이 역할을 맡았다.

 

역사 속 해밀턴은 미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드물게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그는 “스코틀랜드계 장사꾼의 혼외 자식”이었고, 미국 출신도 아니었다. 건국의 아버지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물이었다. 중미 서인도제도 네비스란 섬이 그의 고향이었다. 작사, 작곡을 한 린만우엘 미란다도 마찬가지로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이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케냐 출신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이 뮤지컬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대통령이 직접 미란다 등 뮤지컬 팀을 백악관에 초청하는 등 팬이 된 이유도 해밀턴의 이야기는 자신을 비롯한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 미국을 잘 표현한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미국 재무부는 2020년 10달러 지폐의 인물을 여성으로 교체할 것을 발표했지만 결국 이 뮤지컬의 선풍적인 인기 덕분에 계획이 변경되고 말았다.

어떤 역사책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를 공부하도록 해 준 것이 이 뮤지컬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역사적 인물에 대한 뮤지컬이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명성황후, 안중근을 주제로 한 영웅 등이 그 예이다. 앞으로 많은 역사 뮤지컬이 새로운 방법,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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