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과의 통화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되는 것인지 문제된다.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감청행위를 처벌하고 있지만 상대방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을 처벌하는 규정은 별도 없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상대방과의 비밀녹음을 불법으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위자료 지급을 명한 판결이 상당수 있다.

회사 내 동료직원들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사생활침해와 직원 사이의 불신을 야기하는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휴대폰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기능이 있고, 휴대폰 어플 중에는 자동으로 모든 통화가 녹음되도록 하는 것도 있다.

전에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피의자의 휴대폰에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 등 가족들과 대화한 내용도 모두 녹음되어 있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습관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전에 재판을 할 때 판사님 중 한 분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한 것을 녹취하여 증거로 제출하자 아예 자신은 보지 않겠다. 증거로 채택하지도 않겠다고 거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증인들이 거짓말을 많이 하고, 거래 상대방도 못 믿다 보니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모든 대화를 녹음하는 관행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법원에서는 비밀 녹음을 하는 경우 상대방이 불쾌하게 생각한다거나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을 별개로 하고 해당 사건의 증거의 심증을 형성하는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민사소송법에 의하면 자유심증주의에 의하여 사실판단을 하기 때문에 녹음자체보다는 다른 증인의 증언이나 서류를 설명하고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정황증거로서의 기능이 인정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법을 무릅쓰고 녹음을 감행하는 것이다.

비밀녹음한 내용은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고, 상대방의 음성권 침해, 사생활침해 등의 심각한 피해를 야기시킨다.

불법녹음이라고는 하지만 인정되는 위자료는 인정될 수 도 있고 안될 수 있다. 인정되는 경우에도 금액은 손해배상액은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진실을 밝히는 것도 좋지만 불법녹음을 법에서 금지하거나 무효로 선언하게 되면 보다 확실하게 서류를 작성하거나 상대방의 동의하게 녹음하는 방법 등과 같은 대책이 세워질 것이다.

이러한 사전 동의나 고지 없는 불법 녹음은 근절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