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공사의 시행으로 인근 농민들의 용수권에 대한 피해가 예상되어 이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행정청에서 시공한 보완공사의 완료 이전에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하여 농작물 피해를 입은 경우, 행정청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
甲들은 준용하천의 인근에 비닐하우스 영농단지를 조성하고 하천에서 유입되는 물을 이용하여 채소작물을 재배하여 왔는데, 행정청인 乙이 발주한 하천개수공사를 丙회사가 공사함으로 인하여 지하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용수공급시설을 전면적으로 재시공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丙회사는 하천준설과 물막이를 설치하여 하천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흄관으로 하천수가 유입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 후 乙은 甲들과 새로운 용수공급시설을 설치하여 주기로 합의한 후 丙회사가 보완시공으로 지하수가 다시 분출되게 되었으나, 위 공사가 완료되기 전에 한파가 발생하여 甲들의 채소작물이 냉해를 입고 피해를 입게 된 사안에서,
甲들에 의하면 乙이 하천공사를 하면서 하상을 준설하여 하천의 수위를 낮추게 하였을 뿐 아니라 흄관 입구의 유입관을 파괴, 제거하여 용수공급시설의 기능을 상실시키는 바람에 지하수가 고갈되어 수막재배법을 사용하지 못하여 한파로 인한 작물이 냉해를 입었으므로 乙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丙회사가 하상준설로 인하여 하천의 수위가 저하되기는 하였으나, 다시 가설물막이를 설치하여 하천의 수위를 높였고, 甲들은 하상준설 이전부터 이미 용수공급시설의 기능이 저하되어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乙에 대하여 용수공급시설의 재시공을 요구한 점, 새로운 용수공급시설이 시공된 후에도 甲들이 다시 지하수가 고갈되었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볼 때, 甲들의 위 주장을 추인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乙은 甲들과의 협의에 의한 일정기한까지 새로운 용수공급시설 공사를 완료하여 줄 채무를 불이행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고, 어떠한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아니므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위법한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하천공사는 홍수방지 등을 위한 공사로서 공공의 필요에 의한 적법한 행위이고, 하상의 준설로 인한 수위 저하가 불가피한 점, 乙은 甲들에게 새로운 용수공급시설을 설치하여 주는 방법으로 甲들의 손실을 보상하려 한 점을 인정될 뿐 아니라, 시공상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이 있으므로, 하천공사로 인하여 하천의 수위가 낮아져 甲들의 용수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이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행정청인 乙이 甲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 2002.11.8, 선고, 2000다4629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