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값은 얼마일까(위자료)
누군가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 돈에 욕심이 너무 많아 당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배신행위를 하자 상대방이 화가 나서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욕을 하였다.
그러나 그 사람은 당초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었는지, 자신이 개만도 못하다는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욕심을 채우려니 개만도 못한 행동을 인정하고 감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요즘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사람이 사망하면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를 하게 된다. 피해자의 사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위로해 주는 방법은 돈을 주는 것이다. 이것을 위자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사람의 사망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이 너무 낮다. 위자료 액수를 얼마로 인정할 것인지 법에는 아무런 기준이 없다. 사건의 경위, 쌍방의 경제적 능력, 지위, 기타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액수를 정한다는 막연한 원칙이 있을 뿐이다.
가끔 엉뚱한 생각도 하게 된다. 사람들 중에는 개만도 못한 사람이 있고, 모든 사람이 추앙하고 따르는 사람도 있다. 개망나니 아들이 매일 술이나 마시고 무직 상태로 부모 속을 썩이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에는 “잘 죽었다”고 주변 사람들이 조용히 속삭이곤 한다. 개만도 못한 사람은 개가 차에 치어 죽었을 때보다 더 적은 위자료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교통사고의 경우 차량이 망가지면 수리비를 받는 것이 전부이다.
“차도 내 가족, 자식과 같습니다. 저는 10년 이상을 매일 세차하고 광을 내면서 관리했고, 처가 차가 더 좋으면 이혼하자고 했을 정도입니다. 저는 자식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을 느낍니다. 위자료를 물어 주세요”
사람이 죽었을 때나 키우던 개가 죽었을 때, 아끼던 차가 망가졌을 때 누구나 정신적으로 큰 아픔을 겪게 된다.
사람이 사망한 경우 위자료는 얼마나 될까? 법원에서는 과거 사람이 사망한 경우 6천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해 주다가 최근에는 8천만 원, 1억 원으로 상향되고 있다. 사람의 값이 너무 낮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교통사고 등 사망사고에 대한 위자료를 2억 원, 3억 원 등 올려야 한다는 얘기는 많지만 법원은 아직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돈이 전부라고 해도 자식이 죽었는데 1억 원의 위자료로 정신적 고통이 없어질 수 있을까? 어쨌든 법원은 무작정 위자료를 올릴 경우 보험회사가 망할 것이라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위자료 액수가 올라가면 보험료도 같이 올라갈 것은 뻔하다.
자식이 어렸을 때 사망한 경우와 다 컸을 때 사망한 경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반대로 60대 부모가 사망한 경우와 90세 노모가 사망한 경우 자식들이 받은 고통은 어떨까? 어린이가 꿈도 펼치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와 살만큼 살아서 곧 돌아가시기 직전의 노인이 사망한 경우 위자료를 달리 인정할 수 있을까? 연봉 10억 원을 받던 대기업 임원과 연봉 3천만 원을 받던 젊은 가장이 사망한 경우 위자료는 달라져야 할까?
우리나라는 손해배상에 관한 한 보험회사나 가해자에게 천국이다. 보험회사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가해자가 교통사고를 낸 후 피해자에게 찾아오거나 사과를 하지 않아도 손해배상액이 늘어나지 않는다.
최근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레킷벤키저에서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하여 사망, 상해 피해가 발생하고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반인륜적 패륜범죄나 반사회적 기업 활동 등 비난받아 마땅한 사건에는 평소의 몇 배 이상 손해를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다.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제대로 반영한 손해배상 제도가 하루속히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