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매수하더라도 지상 건물이 당연히 매매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을 확인해 보지 않고 토지 지상에 지상물이 없다고 하여 매수했는데 나중에 가서 보니 지상에 무허가 건물이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의 소유였다가 경매, 매매 등의 사유로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건물의 소유자는 30년간 건물을 헐지 않고 사용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 이것이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다. 건물이 무허가이거나 불법 건축물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권리가 인정된다.

계약서에 지상물은 모두 철거해 준다는 특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상건물이 매도인 소유가 아니면 매도인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지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나가지도 않고 철거에 응하지도 않는 경우 건물철거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상대방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나 건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처음부터 토지와 건물의 같은 사람이 소유하고 있다가 토지만 매각한 경우에는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 생긴다. 즉 토지만 매수한 사람은 건물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이러한 불미스런 결과를 미리 피하라면 반드시 매매계약서에 지상 건물을 모두 철거해 준다는 특약사항을 넣어야 한다.

남의 땅에 제3자가 무허가로 건물을 지었다면 당연히 철거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토지를 임차한 임차인이 임대 목적에 따라 축사 등 건물을 지은 경우는 어떨까? 임대계약서에 “임대차 종료 시 토지를 원상복구하여 인도한다”라는 특약을 써 넣으면 안심할 수 있을까?

임대차계약에 임대차가 종료되면 철거한다는 특약을 넣었어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 무효이므로 임대인은 건물을 매수해 줄 의무가 있다. 이것이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이다.

토지를 잘못 임대하면 임대기간 동안 받은 임대료보다 더 비싼 돈을 주고 필요도 없는 건물을 매수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토지와 건물의 같은 사람의 소유였다가 토지만 매각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건물을 철거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토지의 소유가 공유인 경우 공유자 중 1인이 지상에 건물을 지은 경우 에는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토지에 관하여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유자라 할지라도 공유지분 과반수의 결의에 의하지 아니한 이상 공유물을 배타적으로 점유하여 사용, 수익할 수 없는 것이고, 다른 공유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이 과반수에 미달되더라도 공유물을 점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다른 공유자의 점유 하에 있는 공유토지상의 건물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다.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는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연체되어 임대차 계약이 해제된 경우, 철거특약이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는 경우 예외적으로 매수청구권이 부인된다.

어쨌든 토지만 매수하여 지상물을 철거하고 건물을 신축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여 지상에 불법건축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전문가에게 철거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