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관리청이 도로변 소음방지를 위하여 설치한 방음벽으로 인하여 인접한 토지소유자가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방음벽을 제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자, 행정청으로부터 방음벽 제거가 불가하다는 회신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이라 할 수 있는지 여부.

행정청은 국가산업단지 내 진입도로 공사를 하면서 환경관리부서의 협의에 따라 도로변의 소음방지를 위해 방음벽을 설치하였는데, 인접한 토지 소유자가 방음벽으로 자신의 토지에 도로로부터 진입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자, 방음벽을 제거하여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행정청으로부터 방음벽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변지역 환경피해방지를 위해 설치한 것이라 제거가 곤란하다는 회신을 받자, 행정청을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하였다.  

토지소유자가 신청한 방음벽의 제거행위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이므로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 볼 수 없고, 행정청의 회신은 토지소유자의 민원사항에 대한 답변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 위 회신으로 인하여 토지소유자에게 권리를 부여 또는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담시키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개발관련법령 및 환경관련법령에 의하여 설치된 시설물에 대하여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별도의 사업계획변경에 반영하여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관계 법령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사업계획 변경의 취소를 구하거나 공공사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인근 토지소유자에게 사업계획에 반영되어 설치된 정온시설(방음벽)의 철거를 신청할 수 있는 근거법규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조리상 이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위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이라 할 수 없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참고로 대법원 판례에 “국민의 적극적 신청행위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 또한 거부처분의 처분성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요건이 되는 신청권의 존부는 구체적 사건에서 신청인이 누구인가를 고려하지 않고 관계 법규의 해석에 의하여 일반 국민에게 그러한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는가를 살펴 추상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